[트민영-트렌드에 민감한 뉴스영] 누에의 변신은 무죄! 컬러누에

민희윤 기자 승인 2023.06.15 13:50 | 최종 수정 2023.06.15 13:53 의견 0
컬러누에의 모습. 원래 누에의 색은 흰색이다.

(뉴스영 민희윤 기자)누에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고치 안에서 실을 뽑아내는 모습, 애벌레의 형태 등이 생각난다. 이렇게 우리에게 친숙한 누에고치는 비단실을 만드는 아주 고마운 곤충이다.

누에의 원래 모습은 희다. 그래서 누에의 번데기집이라 할 수 있는 누에고치를 풀어서 만든 명주실은 희다. 흰 명주실로는 천을 짠다. 흰 명주천이 된다. 흰 명주실에 염색을 하여 천을 짜거나, 짜여진 명주천에 염색을 하면 흔히 말하는 아름다운 색상의 부드러운 명주비단이 된다. 이것으로 옷도 만들고 이불도 만든다.

컬러누에는 누에의 변신을 의미한다. 컬러누에는 특별한 색상의 사료를 먹여 분홍누에나 파란누에 등 다양한 컬러의 누에로 변하게 만드는 기술을 이용하여 활용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알에서 깨어난 뒤 20일 정도 되는 4령까지 뽕잎 대신에 특수개발한 인공사료를 먹이고, 5령누에의 2~3일 되는 20일 이후부터는 인공사료에 실험용 염색성분인 엔블루와 로다민 등을 함께 먹이면 누에의 몸에 색깔이 나타나면서 컬러누에가 된다.

컬러누에는 자라나면서 자신의 피부색과 같은 컬러고치가 되고, 고추 속에서 번데기를 거쳐 나방이가 되어 고치 밖으로 나온 다음에 수놈과 교배하여 알을 낳게 되는데, 이때 낳은 알도 컬러가 들어간 알이 된다.

염색성분이 들어간 인공사료는 누에가 고치를 지을 때까지 주어야 한다. 특수하게 만들어진 인공사료는 1일 1회를 주는데, 잘 썩으므로 냉장고에 보관하며 누에를 먹이게 된다.

컬러누에고치.


컬러누에는 뽕잎을 구하기 힘든 도심 아파트에서도 교육용 학습재료나 예술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누에가 알에서 깨어나 자라나며 수십 배로 크게 변신하면서 색깔이 바뀌는 과정이나 고치색, 그리고 번데기와 나방이를 거쳐 낳은 알색의 변화 과정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어 어린이들에게 흥미진지한 학습교구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른 한편으로 컬러누에에 대한 기술개발은 천연 컬러실크 생산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새로 개발된 컬러누에 기술을 이용해 염색이 필요 없는 천연 컬러실크 개발에 성공할 경우 사양길에 접어든 우리나라 누에산업을 일으키고 나아가 섬유산업의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작 49일간을 살면서도 어느 것 하나 버리는 것 없이 몽땅 주고 가는 웰빙의 곤충이 누에이다. 누에를 한문으로 쓰면 잠(蚕)이라 한다. 한문을 풀어 보면 윗 분분은 하늘을 나타내는 천(天)이다, 아랫 부분은 물론 곤충을 나타내는 충(虫)이다. 그래서 누에는 하늘이 내린 곤충이라 할 정도로 신비로운 일생을 산다.

우리나라에서 누에를 이용한 산업은 과거에는 단순히 명주실만을 뽑아내는 것이었고, 손이 많이 가는 약점이 있었다. 그래서 뒤늦게 쫒아오는 중국 등 동남아 국가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아직도 컬러누에의 실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염색성분과 누에의 자람 사이의 상관관계 정리, 인공사료의 다량 생산 기술, 상온에서 인공사료의 보존 등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여 컬러누에를 상용화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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