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호 의원(국힘, 파주1)은 24일 2026년도 보건환경연구원 예산심사에서 "2001년 지적된 문제가 2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며 연구원의 구조적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사진=고준호 의원실


(뉴스영 이현정 기자)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이 2001년 언론에 지적받았던 문제들을 2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고가 장비는 방치되고, 연구 실적은 20년째 제자리인데도 50억원 가까운 예산만 축내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부위원장 고준호 의원(국힘, 파주1)은 24일 2026년도 보건환경연구원 예산심사에서 "2001년 지적된 문제가 2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며 연구원의 구조적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고 의원은 2001년 1월 15일자 경기일보 보도를 인용해 당시 제기됐던 ▲단순 반복 검사만 하고 연구 실적은 극히 미흡 ▲보건·환경 분야 장기 발전계획 부재 ▲고가 장비 중복 보유 및 관리 부실 ▲본원·지원 간 검사 업무 중복 등 문제들을 하나하나 짚었다.

고 의원은 "23년 전 지적과 지금 연구원의 모습이 무엇이 달라졌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의회에서 걱정하는 이미지와 완전히 동일하다"고 질타했다.

특히 연구 실적 부진이 심각했다. 2001년 연구 실적이 연 16건(연구사 1인당 0.2건)이었는데, 2023년 18건, 2024년 16건, 2025년 16건으로 20년 넘게 거의 제자리라는 것이다.

고 의원은 "연구 실적이 20년 넘게 정체된 기관은 전국에서도 드물 것"이라며 "장기 연구계획도, 중장기 로드맵도, 보건환경 리스크 대응 전략도 없다"고 지적했다.

예산 낭비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연구원은 2026년 시약·초자·소모품 구입비로 48억3900만원을 편성했다. 고 의원은 "이 정도 대규모 예산을 쓰면서도 성과와 연결되는 지표는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며 "예산 투입 대비 결과·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는 구조는 매우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수수료 수입은 1억원 감소했다. 고 의원은 "검사 건수가 줄어들면 연구 성과가 늘어야 하는데 오히려 전체 실적이 후퇴했다"며 "이런 흐름은 2001년 문제와 똑같은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고 의원은 "북한 핵폐수 방류 의혹, 파주 탁수 발생 같은 긴급 상황에서는 연구원이 신속하게 검사에 나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면서도 "그러나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사를 거치며 확인된 내부 운영은 기본이 무너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구원이 현장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내부 운영·연구·장비 관리 체계는 근본부터 다시 점검해야 한다"며 "23년 동안 똑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현실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의원은 "이제는 변명과 미봉책이 아닌 구조적 개혁과 체계 혁신에 나설 때"라며 "도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연구원이 스스로 변화와 개선을 이뤄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