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관 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시흥시의회
(뉴스영 이현정 기자) 시흥시의회 이봉관 의원(무소속, 정왕3·정왕4·배곧1·2동)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상임위원회의 판단을 무시하고 예산을 되살리는 것은 의회 운영 원칙의 붕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이 의원은 17일 제332회 제2차 정례회 4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최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상임위원회 존중 원칙이 붕괴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예산의 최종 결정 권한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있다는 점을 부정하지 않는다"면서도 "지금 문제는 권한의 유무가 아니라 그 권한이 너무 가볍고 무책임하게 행사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상임위원회의 판단은 최소한의 존중은 받았고, 상임위에서 충분히 논의된 사안이라면 예결위도 그 취지를 고려해 조정과 보완을 해왔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이제는 상임위가 왜 삭감했는지, 어떤 문제를 확인했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그저 '왜 깎았느냐', '다시 살려야 하지 않느냐'는 말부터 나온다"며 "솔직히 말하면 이건 심의가 아니라 뒤집기"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시흥시민축구단 예산을 대표적 사례로 언급했다. 그는 "상임위는 단장의 부적절한 집행 문제와 유소년 축구단 운영 논란으로 학부모와 관계자 간담회까지 진행했고, 책임 있는 변화를 조건으로 예산을 승인해 준 전례도 있다"며 "그런데 변화가 있었느냐,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본청에서는 공무원 직원들이 부서별 자리가 좁아 힘들게 업무를 보고 있는데, 시민축구단은 사무실을 2개 층 사용하면서 시민의 세금으로 월세 및 관리비를 내고 편하게 사용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지금까지 의회의 요구도, 관리부서의 의견도 사실상 모두 무시됐는데도 예산은 오히려 증액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상임위가 신뢰의 문제를 제기하며 일부 삭감한 것이 그렇게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시립전통예술단 예산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상임위는 예술단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수년째 악기와 의상에 대한 물품관리대장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고, 자료 제출 요구에도 본예산 심사 시점까지도 정리된 현황조차 제출되지 않았다"며 "이런 상태에서 또다시 신규 구입 예산을 요구하는 것이 과연 상식적인 행정인가"라고 물었다.
해로토로 국제 환경 창작동요제에 대해서도 "교육지원청과의 실질적인 협력 없이 형식적인 홍보에 그쳤고, 심사 공정성 논란, 외부 중심 운영, 시흥시 학생의 본선 진출 부재가 반복됐다"며 "그럼에도 개선 방안, 대책, 계획은 끝내 제시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예결위의 최종 결정 권한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지만 그 권한은 상임위원회의 전문적 판단을 무시해도 되는 권한은 아니다"라며 "그동안 존중되던 상임위원회가 지금처럼 무시된다면 이는 특정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의회 운영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렇게 무시당할 상임위원회가 과연 필요한가"라며 "존재 의미가 없다면 형식적인 상임위는 차라리 없애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그 정도로 지금 상황은 상임위원회의 권위와 역할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